
메모리 카드의 첫번째 사진, Cambridge
06.12.29
캠브리지의 무슨 건물일까, 생각나지 않는다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중 어디에 갈까 고민하다가 캠브리지를 갔다. 왜 캠브리지를 택했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해리포터 촬영장에 꼭 가봐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옥스포드보단 캠브리지가 낫다는 이야기를 듣고 캠브리지로 향했던 것도 같다.
캠브리지행 열차는 9와 4분의3 승강장으로 유명한 King's Cross역에서 출발했다. British Rail Pass를 어떻게 개시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멍청히 줄에 서 있었더니 어떤 역무원이 따라오라면서 데리고 가서 스탬프를 찍어주었다.
사건은 캠브리지행 열차 안에서 일어났다. 나와 마주 보고 앉아 사진을 열심히 찍던 동생이 갑자기 "누나, 이거 이상해." 라면서 디카를 들이밀었다. LCD창에 에러 메시지가 떠 있었다. 메모리카드를 읽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거 왜 이러냐면서 메모리카드를 넣었다 뺐다 디카를 껐다 켰다 수차례. 니가 대체 어떻게 썼길래 메모리카드를 고장내냐면서 동생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동생도 지지 않고 내 잘못이 아니라 갑자기 그렇게 된 거라고 항변했다. 사실 동생이 고장내지 않았다는 걸 잘 알면서도 여행 3일만에 메모리카드가 고장났으니 누구에게라도 화를 내야만 할 것 같았다.
결국 캠브리지의 한 카메라 가게에서 -저 사진에 보이는 건물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이다- 50파운드를 주고 2GB짜리 메모리카드를 새로 사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아마도 새 메모리카드를 끼우고 카메라 가게를 나오자마자 처음으로 찍은 사진이 저 사진인가보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고장난 메모리카드는 원상복구 시키지 못했고 내 여행의 처음 사흘간의 사진은 결국 영영 잃어버리고 말았다. 9와 4분의3 승강장 기념사진도 사라졌다. 12월 26일에 도착한 후로 런던 시내 구경을 하면서 찍었던 사진들을 다 잃어버리고 말았지만 한편으로는 3일만에 메모리카드가 고장난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30일째에 고장나는 것보단 이게 훨씬 나으니까.
나에게는 영국이 참 매력적이었던 곳이었는데, 캠브리지도 좋은 인상을 남긴 장소 중의 하나다. 캠퍼스 형식의 한국 대학과 달리 마을 안에 college가 흩어져 있고 마을과 대학이 하나의 지역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무엇보다도 고색창연한 건물과 함께 어우러진 자연이 내 마음을 설레게 했다. Cam강이 흐르고 있어서 Cambridge라는 사실을 그 때 알았다. 학교 건물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Kings college 문 앞에 12월 25일부터 1월 2일까지 Closed라고 써져 있어서 실망했다.
캠브리지에서 먹었던 음식들이 참 맛있었다.
처음에 캠브리지 역에 도착해서는 캠브리지 대학에 가는 방법을 모르겠길래 아무 버스나 타서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데서 같이 내렸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갑자기 거세지고 바람도 불고 너무 추워서 안되겠다 싶어 샌드위치집에 들어가 핫초코로 몸을 녹였다. 여기 핫초코, 별로 맛없었다. 브라우니도 별로였다. 런던의 샌드위치 체인점 pret의 핫초코가 훨씬 맛있는데.
근데 이 핫초코와 브라우니를 제외한 다른 것들은 정말 맛있었다.

캠브리지 노천 시장의 핫도그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사진이 있는데 민망해서 차마 올릴 수가 없다.

런던으로 돌아가기 전에 캠브리지 역에서 샀던 스팀밀크
그후 한달 간 유럽을 돌면서 이 스팀밀크를 다시 먹어보려고 AMT COFFEE를 열심히 찾았지만 결국 잊을 수 없는 맛으로 기억에만 남겨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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