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딘버러 성 앞에서, 동생
06.12.30
Ediburgh Waverly station에 도착한 우리는 민박집에서 픽업 나오기 전까지 에딘버러 시내 구경을 하였다. 사실 스코틀랜드 일정을 1박으로 잡은 것을 웨이벌리역에 내리자마자 후회했다. 에딘버러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럴 줄 알았으면 2박이나 3박으로 잡아서 하이랜드 투어도 해 볼걸 하는 후회가 일었지만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웨이벌리역에서 에딘버러 지도책을 하나 집어서 바깥으로 나왔다. 시내 관광 명소, 쇼핑몰, 박물관 등에 대한 짧은 설명까지 갖춰진 친절한 지도책이었다. 일단 제일 유명해보이는 에딘버러 성으로 향했다. 에딘버러 성에 올라서 보는 에딘버러 야경이 좋다길래 들어가보려 했지만 입장료가 10파운드가 넘어 포기했다. 영국 일정이 다 끝나가는 터라 파운드가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돈을 아껴야 했다.

에딘버러 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발견한 킬트 가게
연말이라 에딘버러는 축제 기간이었다. 불을 환하게 켠 나무와 관람차, 놀이기구 등이 곳곳에 있었고 야시장까지 열려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런 노점상들이 여러 군데 있었다. 딸기와 머쉬멜로우를 꼬챙이에 꽂아 초콜릿에 찍어먹는 음식이었는데 역시 비싸서 사먹지 못했다. 언제나 먹고 싶은 간식은 많았지만 돈이 없어서 먹지 못하는 사실이 너무 슬펐다. 서울에서는 돈 없어서 뭘 못 먹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그래도 간식 하나 못 사먹고 숙소로 향하기는 아쉬운 법. 강가에 세워진 야시장을 돌다가 생크림과 머쉬멜로우가 잔뜩 뿌려진 핫초코 한잔을 사서 동생과 사이좋게 나누어 먹었다. 아마 1.5파운드 정도 했던 것 같다. 싼 맛에 샀지 뭐. 그래도 제법 맛있었다. 이때까지는 아직 머쉬멜로우에 대한 환상이 머릿속에서 점점 부풀어오르고 있을 때였다.

간식도 사 먹었겠다, 더 할 일이 없어서 강 건너에 보이는 큰 쇼핑몰로 들어갔다. 여기서 25파운드짜리 검은 바지 한 장과 10파운드짜리 목도리&장갑 세트를 사고 동생에게는 25파운드짜리 시계 하나를 사줬다. 이 때 산 검은 바지, 유럽여행이 끝날 때까지 닳고 해지도록 아주 잘 입었다. 한국에서 들고 간 빨간 바지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바지 하나가 더 필요한 참이었는데 이 검은 바지를 사고 난 다음날 미련없이 빨간 바지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웨이벌리역에서 픽업을 기다리며 찍은 사진. 번쩍번쩍한 빛나는 것들이 다 놀이기구다. 항상 저 자리에 있는 놀이기구들인지 아님 축제 기간이라 특별히 설치된 건지는 잘 모르겠다. 타보고 싶었지만 무섭기도 하고 비쌀 것 같아 그냥 구경만으로 만족했다.
민박집은 음식이 참 맛있었다. 픽업해서 집에 들어가자 마자 저녁으로 한식을 차려줬는데 육개장, 잡채, 계란찜, 오뎅 볶음, 오징어 볶음, 다시마 등등 참으로 잘 차려주었다. 영국 민박집에서 한식이라고 말하기 뭐한 퓨전 음식만 먹다가 이런 밥상을 받으니 그야말로 진수성찬이었다.
저녁 먹는 동안 옆방 3인실에서 묵는 남매와 남동생의 친구까지 세명의 언니 오빠들이 에딘버러가 정말 좋다고 하루만 자고 가기엔 너무 아까운 곳이라며 연신 칭찬이었다. 영국 1주일, 프랑스 1주일 이렇게 2주간 여행을 왔는데 스코틀랜드가 이렇게 좋을지 몰랐다고 했다. 누나가 1학기 때 수업을 들었던 대학국어 선생님이랑 비슷한 이미지라 괜히 반가웠다. 그 언니가 Calton Hill을 추천하면서 에딘버러 성보다 지대가 높은 것 같다고, 어제는 날씨가 맑아서 저 멀리 항구까지 보이는 게 정말 좋았다고 꼭 가보라고 했다. 굉장히 친절한 언니오빠들인데다 이것저것 알려주셔서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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