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구가 소개팅을 시켜주겠다면서
'빈티나는 남자'와 '나사풀린 남자'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이건 정말................. 어려운 선택이다.
#2.
소개팅 이야기가 나왔던 칵테일바.
나잇값을 못하는 품행으로 유명한 나는, 아주 우아하고 늘씬한 칵테일잔을 팔꿈치로 쳐서 쓰러뜨려 깨고 말았다. 그날 영등포에서 대학로로 자리를 옮겨 첫 출근을 했다는 바텐더가 와서 다친 데는 없으시냐며 잔을 치워주었다. 물어내라고 할까봐 잔뜩 쫄아서 "죄송해요. 오늘 첫 출근이신데...." 재수없게 잔이나 깨고 말이에요라는 뒷말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어우, 괜찮아요. 이런 건 별일도 아니에요. 맨날 있는 일인데 뭐. 영등포에서는 어떤 여자가 앞에 앉은 남자한테 잔을 던져서 남자 코가 손으로 이렇게 들리기까지 했다니까요."
#3.
수영 강습이 끝나면 종종 강사선생님이 서로 어깨들을 주물러주라고 시키곤 한다.
오늘 내게 어깨를 맡긴 사람은, 아저씨와 총각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 모호한 연령의 금목걸이를 두른 남자였다. 까무잡잡한 등짝을 쳐다보면서 열심히 어깨를 주물러주는데 피부가 별로 매끄럽지 않았다. '원래 좀 닭살이신가보군' 생각하며 계속 주무르는데 손 안에서 자꾸 뭔가가 부슬부슬 일어났다. 좋지 않은 예감이 머리를 스쳤다.
줄지어 어깨를 주무르며 레인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걸어오는 동안 내 손바닥은 그 남자의 때로 범벅이 되었다. 그만하시라는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영장 물에 손을 헹궜지만, 찜찜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오늘은 쉴새없이 레인을 돌게 하는 바람에, 힘이 부쳐서 물을 자주 마셨는데 그 남자가 푸스스 흘리는 땟가루를 들이키고 있었다니-_- 수영장 물 더러운 거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저녁 여덟시면 새벽부터 우려낸 사람들 땟국물이 매우 진국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내 손에서 푸슬거리는 때들을 눈으로 확인하니 결코 속이 편하지 않았다.
근데 샤워를 얼마나 대충하고 다녔으면 손으로 몇번 조물딱거렸다고 고새 때가 일어나는거야 ㅠ_ㅠ
친구가 소개팅을 시켜주겠다면서
'빈티나는 남자'와 '나사풀린 남자'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이건 정말................. 어려운 선택이다.
#2.
소개팅 이야기가 나왔던 칵테일바.
나잇값을 못하는 품행으로 유명한 나는, 아주 우아하고 늘씬한 칵테일잔을 팔꿈치로 쳐서 쓰러뜨려 깨고 말았다. 그날 영등포에서 대학로로 자리를 옮겨 첫 출근을 했다는 바텐더가 와서 다친 데는 없으시냐며 잔을 치워주었다. 물어내라고 할까봐 잔뜩 쫄아서 "죄송해요. 오늘 첫 출근이신데...." 재수없게 잔이나 깨고 말이에요라는 뒷말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는데,
"어우, 괜찮아요. 이런 건 별일도 아니에요. 맨날 있는 일인데 뭐. 영등포에서는 어떤 여자가 앞에 앉은 남자한테 잔을 던져서 남자 코가 손으로 이렇게 들리기까지 했다니까요."
#3.
수영 강습이 끝나면 종종 강사선생님이 서로 어깨들을 주물러주라고 시키곤 한다.
오늘 내게 어깨를 맡긴 사람은, 아저씨와 총각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 모호한 연령의 금목걸이를 두른 남자였다. 까무잡잡한 등짝을 쳐다보면서 열심히 어깨를 주물러주는데 피부가 별로 매끄럽지 않았다. '원래 좀 닭살이신가보군' 생각하며 계속 주무르는데 손 안에서 자꾸 뭔가가 부슬부슬 일어났다. 좋지 않은 예감이 머리를 스쳤다.
줄지어 어깨를 주무르며 레인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까지 걸어오는 동안 내 손바닥은 그 남자의 때로 범벅이 되었다. 그만하시라는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영장 물에 손을 헹궜지만, 찜찜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오늘은 쉴새없이 레인을 돌게 하는 바람에, 힘이 부쳐서 물을 자주 마셨는데 그 남자가 푸스스 흘리는 땟가루를 들이키고 있었다니-_- 수영장 물 더러운 거야 모르는 것도 아니고, 저녁 여덟시면 새벽부터 우려낸 사람들 땟국물이 매우 진국이라는 것도 다 알고 있지만, 그래도 내 손에서 푸슬거리는 때들을 눈으로 확인하니 결코 속이 편하지 않았다.
근데 샤워를 얼마나 대충하고 다녔으면 손으로 몇번 조물딱거렸다고 고새 때가 일어나는거야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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