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e of Concrete Gables :: 최근에 본 영화들

Anne of Concrete G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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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2008

내가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딱 하나,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Simon Fraser 대학이 등장한다는 이야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난 2008 가을학기를 SFU에서 수학하였는데 이 영화가 2008 봄학기에 촬영되었고 키아누 리브스와 제니퍼 코넬리도 학교를 방문하였다는 소문이 있었다.

10월 쯤에 저 이야기를 듣고서 트레일러부터 찾아보았는데 첫 시작부터 학교가 떡하니 등장하는 게 아닌가! 알고 봤더니 영화 대부분을 미국이 아니라 밴쿠버에서 촬영했더라. 부푼 기대를 안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한국에 돌아와버렸다. 그래도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라고 한국에서도 늦게나마 개봉을 하길래 크리스마스 저녁에 한라봉을 끌고 극장에 갔는데.....

다음 블로거 뉴스에 누군가 '이렇게 까도 까도 깔 게 나오는 영화를 본 것도 오랜만'이라고 평하였다.
영화는 진짜 심하게 볼 게 없었다. SF라고 해서 눈요깃거리가 많은 것도 아니고, 이야기 전개는 참 뭣도 없고, 긴장감 제로, 중간 중간 꼬맹이가 속을 확확 긁고, 결말조차 싱겁다니!

그래도 나는 얼마 전까지 나의 삶의 터전이었던 익숙한 장소들을 영화 속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한라봉은 정말 별로였는지 "아우, SFU만 아니었어도 저런 거 안 보는 건데...." 

제니퍼 코넬리가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끌려가게 되는 사관학교가 바로 내가 다니던 학교였다. 경찰차가 도착하면서 대운동장을 시작으로 카메라가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학교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Transportation center, Convocation Mall을 비춰주는데 너무 반가워서 한라봉을 마구 때리면서 "학교! 학교!!" 하고 속삭였다. 그 직후 제니퍼 코넬리와 과학자들이 안내를 받아 따라 올라가는 계단은 Transportation center에서 Library와 Student Center를 사이에 둔 Convocation Mall로 올라가는 계단이었다. 아흥! 수업을 듣거나 도서관에 가려면 기숙사에서 출발하여 꼭 거쳐가야 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거의 매일 지나던 길이었다. 그리고 NASA 관계자가 눈 앞에 닥친 지구의 위기에 관해 설명하는 강의실도 분명 새로 지은 ASSC 건물의 극장형 강의실이었다! 거기서 인지심리 수업 들었는데에에!! 제니퍼 코넬리가 몰래 아들과 통화하는 곳도 학교 화장실이었고, 심지어 중간중간 등장하는 무색무채의 살벌한 복도도 학교 복도였다. 학교가 칠을 하지 않은 시멘트를 그대로 드러낸 건물이라 참 우중충한데, 사관학교나 군사시설의 느낌을 표현하기에는 아주 딱이었다.

극 중 키아누 리브스가 셔츠 단추를 세개쯤 풀어헤치고 시크하게 가슴에 약 바르는 장면이 멋있다고 했더니 그말 하자마자 질투심에 불 붙은 한라봉이 따라하는데 진짜 완전 바보 같았다 쯧쯔

그나저나 이 영화는 저런 거 찾아보는 재미 아니면 영 볼 게 없어서 좀 안타깝다. 괜찮은 영화를 찍었으면 "거기 나오는 학교 내가 다니던 데야!" 라고 자랑이라도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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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Mamma Mia!) 2008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얼마 전에 DVD로 보았는데 뮤지컬의 재미를 잘 살린 영화였다. 나는 박해미-도나 캐스팅의 뮤지컬을 몇년 전에 정말 재미있게 보았는데 신기하게도 그 때 뮤지컬에서 보았던 도나와 두 친구들의 이미지가 영화에서 보게 된 배우들의 이미지와 거의 일치하였다. 한국어 뮤지컬에서 그만큼 이미지 캐스팅이 잘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타냐 역을 맡았던 전수경씨와 영화의 크리스틴 바란스키는 인종만 바꿨다 뿐이지 같은 사람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

뮤지컬에 비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주 무대가 되는 지중해의 외딴 섬을 훨씬 더 실감나게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뮤지컬로 볼 때는 지중해 느낌으로 벽에 흰 칠을 한 세트만 왔다갔다 할 뿐이었는데 영화는 아주 입이 떡 벌어지도록 예쁜 해변과 지중해풍 건물을 보여주었다. (역시 신혼여행은 그리스?)

다만 이 영화 최대의 미스 캐스팅이 있었으니, 그 놈은 바로 피어스 브로스넌!!!!!
"넌 대체 왜 나온 거냐! 뮤지컬 영화에서 노래도 못 부르면 어쩌자는 거야! 가서 총이나 쏴!!!"
라고 외치고 싶게 만드는 가창력을 뽐내신다. 아아 생각만 해도 귀가 아파.....

나의 콜린 퍼스 아저씨는 노래라고는 몇 소절 부르지도 않고 말이다. 가수급은 아니어도 거기 나오는 세 명의 남자배우 중에선 그나마 가장 나아보였는데 말이다. 그치만 콜린퍼스가 또 은근히 똘끼있는 역할에 잘 어울리기 때문에 극 중 헤드뱅어라든가 마지막에 커플 지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아 참, 미국 여행 중에 이탈리아 소녀들과 유스호스텔에서 한 방을 쓴 적이 있었는데 걔네들끼리 이탈리아어로 떠드는 중에 "Mamma Mia!"라고 탄식하는 걸 듣게 되었다. 오- 말로만 듣던 그 맘마미아를 일상회화에서도 쓰는 구나 싶어서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았더니 영어의 "Oh, my God!"과 비슷한 뉘앙스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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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 포 텐 (Starter for Ten) 2006

중견배우 콜린 퍼스와 함께 나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또 다른 영국남자가 있으니 바로 제임스 맥어보이(James McAvoy)다. (이 맥어보이는 영어로 발음 할 땐 Mc에 강세가 들어가면서 커보이~ 라는 폼나는 이름이었는데 한국어로 써 놓고 나면 참 맥이 없어 보인다 -_-)

이 영화는 '우리 제임스'가 주연을 맡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겐 참 흐뭇한 영화~

대학 새내기의 도전과 사랑을 그린 풋풋한 영화로 비슷한 계열의 영화로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4월 이야기>가 떠오른다.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새내기가 집을 찾고, 동아리에 가입하는 등 대학 생활에 첫발을 내디디는 과정은 비슷하지만 <4월 이야기>가 여주인공 시점의 잔잔한 짝사랑 멜로인데 비해, <스타트 포 텐>은 두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우리 제임스'의 사랑과 그의 퀴즈왕 도전의 노력과 좌절을 그린다는 차이점이 있다.

암튼 '우리 제임스'는 이런 풋풋한 역할이 너무 잘 어울린다. 얼굴이 너무 착하게 생겼어~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 이제 떴으니까 영화도 많이 찍겠지?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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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不能說的秘密: Secret) 2007


주걸륜 감독, 주걸륜 주연으로 현재 중화권 최고의 아티스트&엔터테이너, Jay Chou의 지 자랑 영화라고도 한다. 경이로운 네이버 평점으로 유명하고, '재밌다, 너무 아름다운 영화, 꼭 봐라.' 등등의 극찬을 이미 들은 바 있었으나 어쩐지 당기지 않아 그 동안 멀리하고 있었는데, 밴쿠버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너무 할 게 없어서 그만 보고 말았다.

유튜브에서 떠돌아다니는 피아노 배틀 장면이라던가, 연탄곡을 연주하는 장면은 예전에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잘 찍은 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중간중간에 삽입된 음악이라던가, 촬영 장소로 선택한 곳들도 너무나 아름다워서 주걸륜 이 놈, 아기자기하고 예쁜 영화 하나는 제대로 만들었구나 싶었다.

다만!

가녀리고 청순하고 병약한 여주인공 초내숭 귀여운척 달달한 멜로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알러지가 있는 나는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이르기 전까지 아주 죽을 맛이었다. 다리 하나 쭉 펼 여유 없는 이코노미 좌석에서, 계륜미가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 주걸륜에 귀에 대고 "뿌넝슈오더미미~(말할 수 없는 비이밀~)" 한 순간 이미 사지가 오그라들기 시작했는데, 이놈의 자식들이 그 후로도 그놈의 '미미(비밀)'를 어찌나 외쳐대든지 손톱 끝까지 쪼그라든 순간, 마침 이 지지배가 콜록콜록 하더니 입에 뭔갈 칙칙 뿌려대며 "나... 천식이야..."라고 하기까지!!!!

이제 이 지지배가 죽으면 주걸륜이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사랑을 완성하는 걸까? 노트북을 확 덮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었지만 옆 좌석의 남자가 어느새 나와 함께 "뿌넝슈오더미미~"를 관람하고 있는 상태라 꾹 참고 끝까지 갔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주의)

마지막에 그 반전은 얼마간은 놀라웠고, 피를 철철 흘리며 피아노를 미친 듯이 연주하는 걸륜이를 보니 '지자랑 할만 하니까 하는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놈의 '미미'를 주걸륜이 여태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애초에 별 설득력이 없고, 피아노를 쳐서 돌아간다 한들 정확히 20년 전으로 이동한다면 20년 전의 졸업식이 이미 끝난 시간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치만 계륜미를 만나야 하니 학기 초로 돌아가야 했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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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8 17:00 2008/12/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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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츠바사 2008/12/28 19:13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지구가 멈추는 날.. 보려고 했는데 안봐야겠네요T_T 바이바이, 키아누 리브스... 오랜만에 댓글을 남겨서 부끄러운 저..☞☜ 가을씨 반가워용!

    • 까망머리앤 2008/12/30 00:04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은지씨 ㅋㅋㅋ 우섭이 전역하는 날 친히 전화 한통 넣어주셨다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 우섭이가 자랑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감동했나봐요 ㅋㅋㅋㅋㅋㅋ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역하는데 놀아줄 사람은 없고 얼마나 추웠겠어요 ㅋㅋㅋㅋㅋㅋ 뭐 우섭이 따위까지 챙겨주시고 ㅋㅋㅋㅋㅋㅋ 역시 마음씨가 비단결♡

      은지씨 반가워용! 부끄러워하지 말고 댓글을 팍팍!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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