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스크로스역 플랫폼
캠브리지 당일치기 여행을 끝내고 런던으로 돌아와서 찍은 사진
06.12.29
비록 9와 4분의3 승강장 사진은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찍은 킹스크로스역 사진은 몇 장 남아있다.

기차에서 내려서 신발끈이 풀어졌나보다.
저 신발 한달 동안 나와 함께 고생했는데 지금은 신발장에 처박혀 세상 빛을 못본지 어언 반년이 넘었다. 한 때의 동반자도 이렇게 쉽게 버려지는구나 생각하니 좀 안쓰럽기도 하다.
신발끈이 풀어지면 누가 나를 생각하는 거라던데 이렇게 멀리 있는 나를 누가 생각해주고 있었던 걸까
캠브리지에 다녀와서 숙소에 잠깐 들렀다가 전날 예매해 둔 레미제라블을 보러 런던의 극장가 웨스트엔드의 Queen's Theater로 갔다. 무려 40파운드짜리 좌석이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정말 많이 졸았다. 아직 시차적응도 덜 된 상태에서 근교여행까지 갔다 온 후니 지쳐서 잠이 몰려왔다. 아까 숙소에 들렀을 때 잠깐 눈이라도 붙였으면 좋았을 것을 빨래하고 컴퓨터도 한답시고 자지도 못했다. 사실 잠들면 못일어날까봐 안 자기도 했지만. 내가 때 되면 깨워줄 것이 당연하니 그런 걱정없이 숙소에서 쿨쿨 잘 자고 나온 동생은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 뮤지컬을 재미있다고 제법 집중해서 보았다. 왠지 억울했다. 결국 난 반은 졸고 반쯤 보고 나왔다.
웨스트엔드에는 수십개의 극장이 있는데 그 수많은 극장들 하나하나에서 매일 같이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이 상연되고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실 런던도 서울보다 크게 나은 것이 없는 것 같아 약간 실망하고 있었는데 이런 데서 차이가 나는구나 싶었다. 레미제라블은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에 올릴 만한 공연이었다.
그런데 그런 뮤지컬을 조느라 못 봤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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